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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SD 인식 불가 복구 시도 후기

무사장구 2018. 5. 20. 06:54

과거 삼성 SSD 840 120GB(모델명 MZ-7TE120)을 신품으로 구입 후 2년 조금 넘도록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사용해오던 중 윈도우를 재설치를 위해 포맷하는 과정에서 SSD가 인식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우선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 조립 PC 사양은... 

- Intel Pentium G2030 

- ASRock H61M-DGS 

- Samsung SSD 840 (문제의 인식 불가 SSD) 


*SSD 인식 불가 원인은... 

윈도우7 설치를 위해 USB 부팅 후 SSD로 스토리지를 선택했고, 이후 Win7 설치 메뉴얼에서 SSD 포맷을 시도하자 SSD가 사라지면서 이후 인식되질 않았습니다. 아마도 삼성 SSD 전용 매지션(samsung magician)툴로 포맷하지 않은 것이 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추정합니다. 



*SSD 인식 불가 증상으로는... 

1. 바이오스 상에서 간헐적으로 인식 

- 인식되는 경우: 바이오스 SATA(AHCI) 

2. but 윈도우에서 SSD 드라이브 인식 불가 

- 내컴퓨터>관리>장치관리자>디스크드라이브: 인식 불가 

- 내컴퓨터>관리>디스크 관리: 인식 불가 



*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 샌디스크 Z410 SSD의 경우 별도의 툴 없이도 일반 포맷이 가능함 

- 실제로 윈도우에서 포맷도 해봤고, 맥저널링 포맷 후 현재 맥 구동 중 

- 그럼에도 왜? 삼성 SSD는 일반 포맷이 안 되는지 의문 


구글링을 해보니까 저처럼 SSD가 인식이 불가한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원인으로는 포맷 또는 초기화 작업 중 정전 또는 강제종료 등에 의한 전원차단의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과거 HDD 사용 중 인식 불가 먹통이 되었을 때 로우포멧 등 기타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한 결과 노가다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시간낭비가 엄청났음에도 포기하지 않은 끝에 살려낸 경험이 몇 번 있습니다. 그런 경험 때문에 SSD도 뭐 별반 다르겠냐는 무모한 생각으로 인식 불가 증상의 복구 시도를 해봤습니다. 


*물리적인 방법으로 SSD 인식 복구 시도 

1. 메인보드 SATA 케이블 변경 시도: 인식 불가 

2. 메인보드 SATA 포트 변경 시도: 인식 불가 

3. PC 변경해서 SSD 연결 시도: 인식 불가 

4. 맥OS에서 SSD 연결 시도: 인식 불가 

5. 외장하드에 장착 후 USB 연결 시도: 인식 불가 



정말 이리 바꿔 끼우고, 저리 바꿔 끼우고 하면서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봤는데 안 됩니다. 기력만 소모됩니다. 이후 소프트웨어로 SSD 인식 복구를 시도해봤습니다. 


*이하 소프트웨어로 SSD 인식 복구 시도 내용 

(시도1부터 시도7까지 총정리) 


시도1. 삼성 매지션 툴 


가장 먼저 윈도우 PC에서 삼성 매지션 프로그램을 설치해봤으나 매지션 프로그램에서 해당 SSD를 인식 못했습니다. OS에서 인식이 안 되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참고로 SSD가 인식되지 않는 경우 매지션에서 초기화를 위한 주요 메뉴들이 비활성화 상태가 됩니다. 즉, SSD 인식 불가 상태에서는 매지션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후 매지션 외 도시바, 시게이트 유틸리티를 설치해봤으나 역시 이 프로그램들에서도 SSD는 인식이 되질 않았습니다. 예상했던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삼성 서비스 측에 사용자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으나, 상담원은 센터 점검밖에 답이 없고, 이미 워렌티 기간이 끝나서 교환도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여기까지가 2016년 가을의 일입니다. 


한동안 바쁘게 지내다 요즘 다시 한가해졌는데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이 조립 PC를 어떻게 활용해볼까 만지작거리던 중 아직 버리지 않은 문제의 인식 불가 삼성 SSD 840을 발견했습니다. 보자마자 버리려고 집어 들었는데 마지막으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열의에 찬 눈으로 열심히 구글링을 하던 중 SSD 펌웨어 업데이트를 성공하면 자동으로 초기화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도2. SSD 펌웨어 업데이트 


아니 근데 매지션 다시 설치해봤지만, SSD가 인식 자체가 안 되니까 펌웨어 업데이트고 나발이고 도무지 뭘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애초에 인식이 불가한 녀석으로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겠다는 제가 멍청했죠. 2016년 매지션 툴을 붙들고 멍 때린 일을 다시 반복한 꼴이죠. SSD가 와인이나 싱글몰트 위스키도 아니고 2년간 묵혀뒀던 거라 혹시 모를 기적을 기대했던 제가 바보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열심히 구글링을 하던 중 Secure Erase라고 DOS 상태에서 SSD를 초기화하는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눈이 번뜩입니다! 


윈도우 상에서는 SSD가 인식조차 되지 않지만, 바이오스에서는 간헐적으로 인식이 되니까 어쩌면 DOS 상에 인식이 될 수 있겠다. DOS 상에서라도 SSD가 인식이 된다면 초기화로 복구를 해볼 수 있겠다. 뭐 이런 희망이 생겼습니다. 


시도3. DOS 초기화 - Secure Erase 


아니 그런데 Secure Erase 기능은 매지션 프로그램에 탑재되어 있고요. 매지션에서 Secure Erase 메뉴가 활성화되려면 반드시 SSD가 인식되어야만 했습니다. 결국 인식불가로 Secure Erase 기능을 사용해 DOS 초기화용 USB를 만드는 시도조차 못해봤습니다. 


구글링도 겁나 해봤는데 별도의 Secure Erase Tool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구글링으로 알게 된 정보로는 Secure Erase USB 부팅용 디스크를 만들려면 해당 SSD의 시리얼이 인식되어야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최소한 SSD 인식 및 스캔은 가능해야 Secure Erase를 사용한 초기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Secure Erase Tool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구글링을 해보니까 매지션 외 DOS 상태에서 SSD를 초기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국내 유저가 개발한 나래온이란 프로그램과 해외자료인 HDDERASE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시도4. DOS 초기화 - 나래온 


나래온의 경우 윈도우에 설치 후 프로그램 실행했을 때 SSD가 인식 불가 상태면 나래온 프로그램이 실행도 안 됩니다. 빠르게 포기했습니다. 


시도5. DOS 초기화 - HDDERASE 

 

HDDERASE의 경우 네이버 카페 회원으로까지 가입하면서 자료를 구해서 부팅용 USB를 만드는 것까진 성공했습니다. (이거 부팅용 USB 만드는데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컴이 느려서...) 


기쁜 마음으로 DOS 부팅 후 SSD 초기화를 시도했으나, 인식된 어떤 저장매체도 화면으로 출력하질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즉, 문제의 SSD가 DOS 상태(BIOS IDE 설정)에서 인식을 못해서 실패했습니다. 


구글링으로 알게 된 정보로는 아이비브릿지 보드에서는 BIOS에서 레거시 지원을 제외했기 때문에 샌디브릿지 이하의 보드에서만 HDDERASE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와... 여기서 진이 다 빠졌습니다. 


시도6. DOS 초기화 - HDDERASE (보드 변경 후 재시도) 


샌디브릿지 이하의 메인보드라... 이건 뭐 맥으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18 


집에 남는 윈도우 PC가 이 조립 PC 하나뿐인데... 가 아니라, 창고에 넣어둔 구형 LG Xnote가 떠올랐습니다. 아직 안 버렸길 바라며... 열심히 찾아보니 다행히 있었습니다. 


코어2듀오 세대의 보드인데다 기본 IDE를 사용하고, AHCI 모드와 레거시도 지원하니까 낡았지만 가능성이 있어보였습니다. 상기 시도5.에서 만든 USB를 사용해 DOS 부팅 후 삼성 SSD 840을 노트북 메인보드에 장착했지요. 그런데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왜? IDE 모드에서는 상기 시도5.처럼 인식된 어떤 저장매체도 화면으로 출력하질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고요. 혹시나 하면서 AHCI 모드로 다시 시도해봤더니 이번엔 p0, p1 이렇게 슬롯은 읽는데 문제는 슬롯에 장착된 스토리지를 인식을 못합니다. 죄다 none... 이래서 실패... 


시도7. 우분투 HDPARM 초기화 


진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리눅스 우분투를 USB 부팅용으로 설치 후 우분투에서 HDPARM으로 초기화하는 방법도 시도해봤습니다. 그런데 우분투에서도 SSD 인식 불가로 실패했습니다. 윈도우 부팅 때와 마찬가지로 목록에 뜨질 않아요. 



제 시도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이게 어제까지의 일입니다. 


SSD 전문 복구업체의 경우 그 비용이 결코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생각도 안 해봤습니다. 요즘 SSD 120GB 새제품이 4만 원도 안 하거든요. 


*이하 후기입니다.  


문제의 SSD 삼성 840은 물리적 파손이 없고, 전원도 연결되며, BIOS 상에서도 간헐적으로 읽히는데 왜 인식이 불가능할까? 이건 물리적 고장이 아니라 단순한 시스템 이상이기 때문에 방법만 찾는다면 분명 복구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가끔 블로그에서 SSD 복구 홍보 포스팅을 도배하듯 올리는 업체들의 첨부 사진을 자세히 보면 뭔가 일반인에게 오픈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사진 속의 프로그램 설정 값이나 명령어를 단서로 삼아 또 열심히 구글링을 해보던 중 어젯밤에 침대에 누워 문뜩 드는 생각이 말입니다. 


"아니 내가 1시간당 버는 수입이 얼만가? 이깟 SSD 하나 고쳐보겠다고 내 황금 같은 휴식 시간을 허비하며 기력과 감정을 소모해야만 하는가? 이걸로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푸념을 하다가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결론 : SSD는 한번 인식 불가 상태로 먹통이 되면 살리기 쉽지 않다. 고쳐보겠다고 시간 버리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차라리 가성비 좋은 제품을 사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질긴 인연이었다. 잘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