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인생상담을 원합니다.
결혼하고, 애도 있고, 아버지도 모시고 있습니다.
제 나이가 32살인데 이러 저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지금은 노가다를 하고 있어요.
질문입니다.
제가 앞으로 좋은 회사에 들어가긴 힘들어 보이는데
이 쪽(노가다)으로 계속 가야 할까요?
아니면 좀 안 좋은 회사라도 들어가야 할까요?
이하는 상기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질문 내용이 모호합니다. 질문자님의 인생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가요? 그것을 이루기 위해 현재 무엇을 어떻게 노력하고 있나요? 그 과정에서 무엇이 잘 안 풀려서 고민인가요?
그저 돈 잘 벌어서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두리뭉실한 바람이라면, 지금 상담이 필요한 게 아니라 질문자님 본인의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제 생각에는 질문자님께서 일용직을 전전하는 것보단 4대 보험 적용되는 정규직에 채용되어 하루빨리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봅니다.
좋은 회사라면 급여가 놓은 기업을 의미하나요? 안 좋은 회사라면 급여가 낮은 소규모 사업체를 의미하나요? 질문자님이 어떤 생각으로 기준을 정하는지 알 수 없으니 질문 자체가 모호합니다.
결혼했고, 부양할 가족이 많다면 가장이잖아요. 그럼 기본적으로 4식구 먹여 살릴 수입은 있어야겠지요?
질문자님께서 일용직 노가다로 월 평균 어느 정도 수입을 발생시키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건설현장 노가다가 그러하듯 날씨와 작업일정에 따라 변수가 많아서 한 달 중에 일을 못해 허탕치고 돌아오는 경우가 보름에 가까운 경우도 있어서 일당에 비해 그리 많은 월급을 벌지 못한다는 점 정도는 인지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자료를 살펴봅시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매년 여름 익해년도 기준 중위소득 및 최저보상수준을 고시합니다. 지난 2017년 8월 18일 고시된 기준 중위소득과 최저보장수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 4,519,202원
4인 가구 최저 보장수준 : 1,355,761원
여기서 기준 중위소득이란 전체 가구별 소득 규모를 순서로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입니다. 쉽게 말해 평균치라 보면 됩니다.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인 매월 450만 원가량은 벌어야 쓸 거 쓰면서 여유롭게 먹고 살만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최저 보장수준이란 전체 가구별 수입과 지출의 실태 및 물가상승률 등 여러 요인을 계측하여 결정한 기초적인 비용입니다. 쉽게 말해 4인 가구 기준 최저보장수준인 140만 원 이상은 꾸준히 벌어야 만날 라면만 먹어도 최소한 굶어죽진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질문자님께서는 노가다를 하면서 매월 어느 정도 수입을 올리고 있나요? 앞으로 언제까지 노가다를 할 수 있을까요? 나이 들어 몸이 쇄약해지면 그땐 무엇으로 4식구 생계를 유지할 것인가요?
애는 점점 크면서 학비가 많이 들어갈 것이고, 아버지는 점점 연로하고 병약해지면서 병원을 자주 드나들 것입니다. 질문자님과 아내 분도 점점 늙고 병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모든 부분에 준비가 될 만큼 현재 수입이나 미래의 기대수입에 있어 전혀 문제가 없으신가요?
만약 질문자님께서 대체가 불가능한 특별한 고급 기술을 갖고 일용직으로 일한다면, 현재 하고 있는 노가다 일용직이 전혀 비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SBS 달인이란 프로그램에 소개 된 줄눈작업 경력자 아주머니처럼 30여년 동안 꾸준히 일할 수 있고, 월 700만 원 이상 수입을 올린다면 미래를 대비해서 저축도 많이 하고, 애기도 잘 키우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가족끼리 해외여행도 다니며 적당히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현장 잡일로 노가다를 하고 있다면 사고의 위험성으로 자칫 크게 다치면 사망 또는 불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령 안 다치고 조심히 잘 하고 있어도 매일 강도 높은 노동으로 시간이 흐르면 온몸에 크고 작은 병이 들어 육신의 고통을 평생 지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건 정말 젊은 혈기에 목돈을 모아보려는 신체 건장한 청년들이 인생경험을 위해 잠깐 몸 담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영원한 직업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럴 바엔 차라리 보수가 적더라도 매월 정해진 날짜에 월급이 꼬박꼬박 통장에 꽂히고, 정해진 근무시간과 휴식시간 그리고 정년을 보장 받으며, 4대 보험이 적용되고, 복리후생을 누릴 수 있는 회사에 정규직
으로 들어가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훨씬 이롭습니다.
정규직은 말 그대로 정년
을 보장
받는 직업입니다. 회사별로 사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0세까지 회사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은 당장 취업하면 앞으로 28년 동안 생계 걱정을 덜 수 있고, 근속년수가 길어질수록 급여도 조금씩 오르는 기쁨이 더해집니다. 거기다 퇴직하면 퇴직금
도 한몫 두둑이 챙겨 나올 수 있죠.
그리고 4대보험
은 산재보험, 건강보험, 연금보험, 실업보험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정책입니다.
일하다 자칫 다치면 산재보험
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와 내 식구들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건강보험
급여항목에 해당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가 부도나거나 경영의 어려움으로 인해 정리해고 등의 실직 위기에 처했을 때 재취업을 할 때까지 실업보험
으로 일정 기간 동안 생계에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년 이후 노동능력을 상실하여도 연금보험
이 있다면 최소한 굶어 죽지 않고 노후를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4대보험을 간과하는 분들은 평생 삶이 괴롭고, 자식에게까지 가난을 대물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복리후생
으로 회사에서 경조사비용, 휴가비용, 연수기회 등을 지원 받을 수도 있는 것이고, 회사에 따라 다자녀 가구의 가정인 경우 자녀 1인 또는 모든 자녀의 학비를 전액 지원받기도 합니다. 그럼 급여가 적더라도 자녀 교육 문제에 있어 큰 걱정은 없겠죠. 이는 회사마다 조건이 다르니 꼼꼼하게 따져보세요.
위에 작성한 모든 부분 잘 참고하시고, 다시 생각해보셔서 질문자님의 연령, 학력, 보유한 기술이나 특기를 잘 판단하여 본인이 취업 가능한 회사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가능한 빨리 취업
하세요.
그런데 질문자님 나이에 정규직을 찾으려면 교차x, 벼룩xx, 알바x, 알바xx 이런 거 뒤져서는 답도 없습니다. 차라리 국가기관(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운영하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
홈페이지로 접속해서 질문자님께서 현재 거주하는 지역 내 센터 위치를 확인 후 직접 내방하여 자세한 상담과 함께 질문자님께 적당한 구직자리 정보를 얻어오는 것이 훨씬 좋겠습니다.
질문자님께서 지금 하는 고민이 앞으로 30년을 결정하고, 질문자님과 질문자님 가족 전체 삶의 질,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점 꼭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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