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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라그나로크 볼까? 말까? 실 관람객 후기

무사장구 2017. 11. 5. 05:25

- 마블 어벤져스의 세계관에 통달했고, 어벤져스 시리즈에 푹 빠져 있는 진정한 마블빠라면 특유의 블랙 코메디와 등장인물 간의 대사를 즐길 수 있는 작품 


- 단순 오락물로써 화끈한 액션 영화를 원하는 관람객이라면 전작들에 비해 진부하게 늘어지는 대사가 많고 액션 장면이 적어서 비추 


- 영화의 재미를 떠나 단순히 OST 메인 테마곡 Led Zepplin – Immigrant Song에서 오는 전율은 높은 점수를 선사 


방금 심야영화로 토르: 라그나로크(Thor: Ragnarok, 2017)를 보고 왔습니다. 



우선 저는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역대 어벤저스 시리즈 중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2014) > 인크레더블 헐크 (The Incredible Hulk, 2008) > 토르: 다크 월드 (Thor: The Dark World, 2013) 순으로 재밌게 본 사람입니다. 


이런 저의 느낌과 일치한다면 관람 전 아래 후기를 참고하시고, 저와 영화의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다르다면 아래 후기는 굳이 안 읽어보셔도 됩니다.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번 영화는 재미없었습니다. 예고편을 봤을 땐 흥미와 기대가 높았는데, 실제 관람 후 전작인 토르: 다크 월드(Thor: The Dark World, 2013)와 비교한다면 영화로서의 재미는 크게 반감되고 말았습니다. 



하나하나 꼬집으면 스포가 되니 구체적 스토리를 제외한 몇 가지만 간단히 관람 후기를 말하자면, 우선 등장인물 간에 진부한 대사가 많고 주인공이 어차피 문제의 실마리를 풀고 해쳐나갈 것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도 자꾸만 늘어지는 장면들로 인해 관객에게 지루함을 안깁니다. 


그럼에도 저는 영웅물이 다 그러하듯 캐릭터 간에 의기투합에는 반드시 대의와 정의가 만나는 꼭짓점이 존재하니까 명분을 찾기 위해서 그러려니 하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참고 또 참아줬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스토리는 돌고 돌아서 결말로 얼렁뚱땅 넘어가니 엉성하기 짝이 없을뿐더러 토르 시리즈 역대 최강의 빌런이라는 헬라가 보여주는 능력과 악함도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으니 긴장감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인내심의 한계로 “도대체 뭐야 이거?”라는 생각이 들 때, 제 뒤에 앉은 한 관객이 “컹!”하면서 쌔게 코를 골자 내가 이 영화에 너무나도 관대했고 남들보다 꾹 참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토르는 이번 영화를 통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게 많은, 그리 대단하지 않은, 어찌 보면 의외로 멘탈이 나약한, 시리즈 3편 만에 이제야 자아를 성찰하는 히어로임을 입증했습니다. 


영화 끝나고 두 번에 나눠 쿠키 영상을 보여주는데 둘 다 안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두 번째 쿠키를 보고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기다렸던 게 너무나 허무했습니다. 



게다가 토르: 다크월드(Thor: The Dark World, 2013)에서 토르가 등장할 때 흘러나온 맨 오브 스틸 급의 웅장한 메인 테마를 기억한다면, 이번 라그나로크의 메인 테마는 80년대 비디오 게임을 연상시키는 캐주얼함이 느껴집니다. 쉽게 말해 음악은 나쁘지 않은데 기존의 토르 이미지에 비해 분위기가 너무 가벼워졌습니다. 



고로 제 기준에서 이 영화는 재미없고, 돈도 아깝습니다. 차라리 한 주만 더 참았다가 2017년 11월 15일에 개봉할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 2017)를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만, 오랜 기다림 끝에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토르의 액션 장면이 간신히 나올 때 레드 제플린(led zepplin)의 immigrant song이 흘러나오니 귀가 즐거워 마지못해 잠시잠깐 살짝 흥은 났습니다. 워낙 명곡이니까. 이번 영화는 이게 전부입니다. 



참고로 이번 토르: 라그나로크의 OST인 Led Zepplin – Immigrant Song은 원더우먼(Wonder Woman, 2017)의 메인 테마인 Tina Guo – Wonder Woman Wrath와 멜로디가 비슷해서 두 곡이 같은 음악인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Led Zepplin – Immigrant Song은 1970년에 발표된 곡이고, 2017년 발표된 Tina Guo – Wonder Woman Wrath는 2016년 개봉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의 OST인 Hans Zimmer & Junkie XL – Is She With You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엄연히 다른 곡입니다. 


두 곡의 전주(Intro)가 얼핏 비슷하게 들려서 그런 착각을 불러오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Tina Guo – Wonder Woman Wrath는 멜로디와 리듬에 변주가 많아 다른 곡이라는 점 참고하시고, 본 후기가 관람 선택에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