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Tip

효성 매일유업 축협 뉴스킨 유사 로고의 진실

무사장구 2017. 11. 18. 12:15

제 경우 봉은사로에 위치한 세븐카지노 건너편에 시가 태우러 종종 들립니다. 


그런데 시가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운전하다 보면 신호대기 중에 뉴스킨 코리아 로고를 보게 됩니다.


얼핏 저게 매일유업의 로고 같기도 하고, 효성그롭의 로고 같기도 해서... 


“뭐지?”하며 늘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 때가 있었는데, 이제야 이런 주제로 포스팅을 하네요. 


자. 여기서 문제입니다. 


다음 4개의 C.I(Corporate Identity, 기업 이미지) 심벌마크(기업 로고) 중에서 과연 어떤 로고가 효성그룹의 로고일까요? 






정답은 ③번이 효성그룹의 기업 로고입니다. 


어떠세요? 다르면서도 얼핏 유사해 보이는 네 개의 로고들이죠? 


그럼 나머지 3개의 로고는 어떤 기업들의 로고일까요? 





순서대로 ①번은 뉴스킨, ②번은 축협, ④번은 매일유업입니다. 


엄연히 따지자면 4개의 기업 로고 제 각각 선의 각도와 굵기, 바탕색과 명암 등이 다르지만... 위 4개 기업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분들의 경우 굉장히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위 4개의 로고를 보고 있으면 마치 모두가 같은 뿌리를 둔 기업인줄 착각이 들게 만들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단 공식적인 자료에 의하면 4개 회사 모두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입니다. 즉, 4개 회사의 C.I 심벌마크가 비슷해 보이긴 하지만 각기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뉴스킨은 1984년 미국에서 자본금 5천달러로 설립된 회사로 현재는 글로벌 다단계 판매회사로 뉴스킨 코리아는 뉴스킨의 한국 지사입니다. 다단계판매는 판매업자가 모집한 하위 판매업자의 판매에 따른 보너스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과거에 속칭 ‘피라미드 판매’라고 불리며 국내에서 이런 판매 기업으로 인한 국내 피해자가 많아 금기시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1996년 유통시장 완전개방을 앞두고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미국의 화장품 다단계판매회사인 뉴스킨이 1995년 3월 초 국내에 진출해 뉴스킨 코리아 설립 후 대리점을 모집하기 시작했고, 1996년 2월 7일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뉴스킨은 영문으론 분명 ‘Nu Skin’이라고 적는데 왜 ‘누스킨’이 아닌지 모르겠으나, 뉴스킨 코리아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해당 C.I 심벌마크를 ‘파운틴’ 로고라 부르며 젊음의 샘을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살짝 샘솟는 분수의 모양 같기도 합니다. 





매일유업의 경우 1980년 젖소 머리를 형상화한 기존 로고를 1995년 붉은색 Maeil 영운 로고로 변경했다가 2008년 우유 방울이 떨어졌을 때 해바라기 꽃처럼 펼쳐지는 모양을 형상화한 로고로 변경 후 2014년 다시 M자 마크와 목장 지붕 형태의 모티브를 따온 모양 안에 영문 Maeil이 새겨진 로고로 변경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매일유업만 현재 유일하게 유사 로고의 늪(?)으로부터 빠져나온 것이죠. 





축협은 축산업협동조합법에 의거해 국내 축산업 진흥을 위한 목적으로 1981년 발족한 특수법인입니다. 정식 명칭으로는 ‘축산업협동조합중앙회’를 의미하며, 이를 줄여 ‘축협중앙회’라고도 했으나, 농협처럼 편의상 ‘축협’ 두 글자로 줄여 불렀습니다. 축협 출범 전인 1980년 연말에 현상공모를 통해 축협은 해당 로고를 선정했고,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마친 후 1981년 1월 1일부터 사용했다고 합니다. 





축협의 로고는 황소의 뿔과 머리, 귀 등을 상징하는 심벌마크로 1981년 여름 당시 효성의 로고가 자신들의 로고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시비가 일었는데, 이때 당시 효성 측은 1980년 4월 자체 디자인팀이 만든 도안을 여러 각도로 검토하던 중 1981년 4월 그룹 내 사장단 회의를 거쳐 1981년 5월 1일부터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저때 당시 효성 측은 미국의 유나이티드 아티스트 영화사의 로고도 유사한데 많은 기업들이 회사마크를 쓰다보면 유사해 보이는 로고 디자인의 선택이 겹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췄습니다. 즉, 유사 로고 디자인 선정과 사용에 고의 없이 단순한 우연이라는 주장이었죠. 





효성의 로고는 안정과 화합을 상징하는 원 속에 양손을 펼쳐 받드는 모양의 거목을 형상화한 마크라고 합니다. 효성은 1981년 5월부터 이 로고를 꾸준히 이용하던 중 1993년 특허청에 상표등록 출원을 내자, 축협에서 곧바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대법원은 유사한 로고를 먼저 사용해 온 축협의 손을 들어줬고, 축협과 동일한 업종의 경우 효성이 자사 로고를 쓸 수 없도록 판결이 났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효성은 가만히 있는데 1993년 3월경 축협이 먼저 새로운 C.I를 도입해 로고를 변경합니다. 고기와 목초지를 상징하는 로고라 설명했는데, 이마저도 2000년 축협이 농협과 통합되며 더 이상 문제의 로고를 사용하지 않게 되며 양사의 로고 분쟁은 종결되었습니다. 


3줄 요약. 


1. 뉴스킨, 효성그룹, 매일유업, 축협 모두 유사한 로고를 사용했지만 각 기업들 간에 연관성은 없다. 


2. 매일유업과 축협은 더 이상 위의 유사 로고를 사용하지 않는다. 


3. 효성그룹의 로고는 1981년 이후 현재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다. (뉴스킨은 논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