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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 여배우 진서연의 미친연기

무사장구 2018. 6. 8. 17:12

- 진‘세’연 아니고 진‘서’연 


- 영화 독전 스포 없음 


- 독전 뜻 


- 독전 원작 


며칠 전 SK텔레콤 VIP 무료영화 혜택으로 집 근처 CGV에서 이해영 감독의 영화 독전(Believer, 2018)을 감상했습니다. 각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촬영 및 편집기법 모두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영화 초반 공장 폭발 씬에서 배우 김성령씨가 후폭풍에 나가떨어지는 장면은 정말... 그동안 비슷한 콘셉트로 촬영된 여러 편의 국내영화들의 폭발 씬 중 가장 멋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극장에 가기 전 아무런 정보도 접하지 않아서 굉장히 시리우스하고 어두침침한 느와르 범죄물로만 생각했는데요. 극중 수화통역사님의 실감나는 통역으로 인해 간만에 극장에서 웃을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 독전의 뜻이 궁금하신가요? 독전은 한자어를 기본으로 발음은 같으나 쓰는 한자에 따라 뜻이 여러 개로 나뉘는데 그 중 대표적인 한자은 아래 네 가지로 제각각 다른 뜻을 지닙니다. 


*독전 뜻 


督戰 : 싸움을 감독하고 사기를 북돋워 줌. 

毒箭 : 촉에 독을 묻힌 화살. 

獨專 : 남과 의논 없이 혼자 판단하고 결정함. = 독단(獨斷) 

牘箋 : 편지나 시문 따위를 쓰는 데 사용하던 종이. 


사실 위 네 가지 한자들 중 그 어느 것도 영화 제목 독전의 실제 뜻과는 무관합니다.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영화 독전은 지난 2014년 개봉한 두가봉 감독의 홍콩 영화 마약전쟁(毒戰, Drug War, 2013)의 리메이크 작입니다. 


원작의 중국어 원제 한자를 보면 알 수 있듯 毒戰에서 ‘毒’이란? 마약을 뜻하는 한자 ‘dú’이고, ‘戰’이란? 전쟁을 뜻하는 한자 ‘zhàn’입니다. 즉, 이 영화 제목 독전(毒戰)의 뜻은 말 그대로 ‘마약전쟁’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혹자는 ‘독한 놈들의 전쟁’이라고 해석하던데... 근본도 없이 창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시 뇌피셜과 가짜 정보로 가득한 인터넷 세상 



영화 독전의 줄거리는 마약조직의 우두머리이자 의문의 인물인 ‘이선생’이란 자를 쫓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며 고군분투하는 마약수사계 조원호(조진중)와 이하 마약수사 전담 경찰들의 활약상을 그리는 내용입니다. 


참고로 국내 마약수사는 원래 과거엔 보건사회부 마약과 행정직 공무원들이 전담했으나, 90년대 중반 마약수사직(9급)이 독립 직렬로 신설되면서 현재는 대검찰청 마약과에서 전담하게 됩니다. 마약수사관으로 임용 시 근무지는 일반적으로 서울중앙지검, 인천지검, 부산지검으로 발령되며 각 지검의 강력부, 마약수사과 등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그 외 전국 각 지검으로 발령 시에는 강력부, 수사과 등에서 근무하며, 마약수사과가 없는 지청 단위로 발령되면 특부수, 형사부, 수사과 등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에 등장하는 마약반 인물들의 경우 검찰 소속 마약수사관 신분이 아닌 전국 각 지방경찰청 산하 마약수사대 소속 경찰공무원 신분입니다. 국내에서는 현재 검찰과 경찰이 별도로 마약수사를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는 정·재계, 연예계 등 유명인사 마약사범을 주로 검거해온 서울지방경찰청 산하 광역수사대 소속 마약수사계가 실존합니다. 



이 영화가 유독 화제인 이유는 배우 故 김주혁의 유작이기도 하면서 극중 김주혁이 연기한 진하림이란 인물의 파트너인 보령(방울이) 역을 연기한 배우 진서연의 파격적인 비주얼과 진짜 마약에 중독된 것 같아 보이는 미친 연기력 때문입니다. 


과거 개봉된 사생결단(死生決斷, Bloody Tie, 2006)이란 영화에서 마약중독자 지영 역을 열연한 배우 추자현이 보여준 연기와는 사뭇 차원이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이번 영화 독전에서 배우 진서연이 보여준 연기는 진짜 마약중독자처럼 보이는 리얼리티가 살아 있습니다. 사생결단에서 보여준 추자현의 연기는 그간 뽕 연기의 레전드라고 불렸는데, 이제 뽕 연기는 독전 진서연 출연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 분명합니다. 그 정도로 진서연이 잘 연기했습니다. 



진서연은 영화 독전의 초중반까지만 등장하고, 등장 씬이 아주 많지 않은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데요. 한 인터뷰를 보니까 “경력 끝날 각오로 연기했다.”고 합니다. 이 한마디에 어떤 심정으로 저런 열연을 펼쳤는지 헤아려져 배우 진서연의 진심이 가슴에 확 와 닿았습니다. 



진서연은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출신 배우로 프로필 관련 공식적 자료가 없기에 필모그래피 상 데뷔작은 논스톱4로 보입니다. 이후 드라마 뉴하트 출연으로 인기가 반짝했다가 드라마 황금의 제국에서 극중 최민재(손현주)와 재혼을 하려는 정유진 역으로 출연했습니다. 2013년 이후 특별히 작품 활동을 안 하다가 이번 영화 독전에 출연하며 그간 보여준 적 없는 정말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으니 가히 대단하다고밖에 말을 못하겠습니다. 



이 언니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지 일상 속 스타일이 남다르고, 요가로 심신을 수양하는지 내면의 깊이도 다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길, 응원합니다. 


영화 독전 아직 안 보신 분들. 근래에 개봉한 한국영화들 중 실망스런 작품들이 많았는데요. 이 영화는 나름 볼만 합니다. 배우들 연기도 좋고요. 계속해서 긴장감이 있습니다. 꼭 보세요.